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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C STORY

자연주의 출산(리얼)2018.04.29

  • 이영란
  • 18-05-02 22:32:02
  • 조회 : 531
  • 파일
누구한테든 특별하지만,
내 생애 가장 보석같이 행복했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내용이 길~어요.
관심 없으신분은 내용 패쑤~ 하셔요.
※ 출산예정일 : 2018.05.16

2018.04.29
새벽 1시
엊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한 10시 무렵)
수축이 있어 잠시 화장실을 다녀와 숨을 고르는데 수축이 잦아 한시간 단위로 깨어 화장실을 다녀왔다. 밤 새 잠을 이룰 수 없어 자리를 바꾸고, 바닥에도 내려가고, 물도 마셔본다.

새벽5시
흠... 잠은 다 잔 것 같으니, 운동이나 하자.
웬걸? 매일 하던 운동도 힘이든다.
그래도 다 하고나니 좀 게운하다.

아침을 먹고, 오후로 가는 시간 계속 수축이있다.
너무 이른데? 설마... 그럴리가?
'다솜이 욘석 오늘 따라 쉬지않고 연습을 하려고하네?'
계속되는 변의에 2번째 화장실을 갈 무렵 초콜렛빛에 핏빛이 섞인 이슬이 비친다.
'그냥 분비물 색이 진해진건가?' 하다 다음 소변을 보러 갈 때 피가 섞인 분비물 색에 '아~! 이슬이 비쳤구나. 다음주 화요일 진료보러 갈 때 말씀 드려야지. 사진 찍어놓자!'싶어 증거 사진(?)을 남기고, 친정집에 앉았는데 친정 어머니께서 목욕을 가잔다.

원래 새벽 맑은 물 목욕을 좋아하는데,
웬지 씻고싶어져 따라 갔다.
세신을 받는 중에도 수축은 계속됐다.
씻고 나와 저녁을 먹는데 어?
'퍽? 촤르르?' 뜨듯하고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심지어 울컥 울컥 계속 나온다.
"엄마~! 나..."
놀란 토끼 눈의 친정엄마가
"왜? 배가 아파?"하신다.
"어... 양수가 터진 것 같은데? 뭔가 팍~ 터지는 느낌이었어!"
옷을 들추니 이미 원피스와 바지가 흥건하다.
다행인지. 밥은 다 먹었다.

밥 먹다 놀란 남편이 얼른 자출센터로 전화해보란다.
이런~! 당황하니 뭐라고 저장해 놓았는지 생각나지 않고 머리가 새하얗다.
핸드폰을 내려 보고 있자니, 남편이 찾아 전화를 걸어준다.
"안녕하세요? 5월 16일 예정일 산모인데요, 좀 전에 밥 먹다 양수가 터진 것 같아요! 하하하"했더니
양수 색, 태동여부, 진통 여하에 대해 물으시고 초산이라 진통이 느려 유도분만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웬만하면 12시까지 기다려보며 진통의 추이를 보고싶지만 아프면 병원에 와야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 버린 바지가 찝찝하기도 하고, 짐도 다시 체크해 봐야해~!'
친정 부모님의 염려와 만류에도 일단 집에 가 짐을 싸고 상태를 보아 병원을 가겠다 안심시켜 드리고 집으로 향했다.
점점 진통의 강도가 세어지고, 진통이 있을 때마다 양수가 울컥 울컥 새어 나왔다.
'아... 양수가 너무 부족해지면 어떻게하지?'
재빨리 배 속의 다솜이를 불러 안심 시킨다.
"다솜아~! 방이 좁아지고 밀어내지? 겁 내지 마~! 엄마, 아빠 여기 다솜이 기다리고 옆에 있어요! 힘내자~! 우리 잘 할 수 있어~! 화이팅~!!"

얼핏 차에서 시계를 보자니 7시40분여.
집에 도착해 진통이 없는 사이 간격에 재빨리 옷을 하나씩 벗어본다. 팬티까지 벗자 '아... 투명한 양수가 아니었구나~!'를 알게됐다.
변의가 느껴져 앉은 변기 아래로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다시금 진통이 와 변기에 앉아 어쩔까?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이 혈압약을 챙겨 먹으며 일단 병원에 가자고 했다.
챙겼던 짐들을 다시 체크하기도 전에 가야했다.
아무런 생각이나지 않았다.
느껴본 적 없는 생소한(숨이 헉~! 막히는) 통증에 숨을 몰아쉬다 없을 때 움직이길 여러 번.

겨우 차에 탔다.
뒷자석에 거꾸로 엉거주춤 앉았다.
눈을 감았다.
진통이오면 좌석 머리를 양 손으로 붙잡고 기대 호흡하려 했다. 자꾸만 뒤로 힘이 간다.
아까 변기에 앉아 깨달은 건 힘을 주어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힘이 들어가는지 온 몸이 떨려왔다.
필사적으로 숨을 쉬어보려 하다보니 병원 주차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진통이오면 멈추고 가시면 걷기를 반복하니, 어느새 자출센터 앞.

이정란 조산사님의 얼굴을 뵈는 순간
"아~! 됐다."하고 안심이 된다.
이제 다솜이와 조산사님께 오롯이 의지하고 맡기면 되리라!
내진을 위해 누우려 할 때 다시 한 번 더 진통이 왔다.
"어머? 막혀있네! 엄마~! 얼마나 참은거야?" 조산사님의 말씀을 듣고, 아직 자궁문이 열리지 않았다 생각하고는
'아이고~! 이래 또 얼마나 있어야 하는걸까?'
생각할무렵 "바로 출산 준비 해야겠어. 선생님 부르자. 산모님 이제 수축이오면 힘을 주세요~!"하신다.

가슴이 쿵쾅대며 정신이 없다.
순식간에 의복을 바꿔입고 편히 힘을 줄 수 있는 다리 받침대와 손 거치대가 잡혔다.
조산사 선생님의 리드 대로 호흡하고 힘 주기를 몇 번 강태경 과장님의 우려 섞인 말이 들려왔다.
"아... 입구가 좁은데, 엄마 혹시 힘들면 회음부 절개 할 수도 있어요."
그 순간 진통을 하면서도 도리도리 "안돼요~!"가 나왔다.
조금더 힘을 줘야만하는 목표가 생겼다.
자연스런 출산.
그것이 제일 자연스러운 회복을 가져온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기에 그러고 싶었다.
그렇게 힘을 주기 1번 짧게 쉬고 길게 또 2번째, 짧게 쉬고 3번째 뭔가가 쑤~욱 빠진 느낌.
"이제 힘 빼요! 산모님. 짧게 후후후후~"
조산사님의 말에 다시 후후후후~
뭔가가 후드득 미끄러지듯 내 몸을 빠져 나가고, 따뜻하고 자그마한 내 아이가 가슴팍에 올라왔다.
"이제 울꺼예요!"하며 아기의 코와 입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순간 "으~앙~!" 첫 울음을 운다.
"다솜아~! 오느라 너~무 수고했어. 환영해. 얼마나 오는 길이 고됐을까? 엄마, 아빠 곁에 와줘 고마워요~! 사랑해요~!"를 연발하는 순간 언제 울었냐는 듯 평온한 표정으로 주위를 살핀다.

따뜻하고 기분좋은 미끌거림을 가진 내 아이를 품에 안고 후처치에 들어갔다.
"마지막 힘 줄 때 힘들었죠 엄마~! 그 때 찢어진 부분 꼬맬꺼예요. 따끔합니다." 강태경 과장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아~!" "아야!"
아기 낳을 때는 소리 한 번 지르지않다 몇 바늘 꼬매는데 아파하니 과장님의 실소가 터졌다.
"이제 다 되어 갑니다. 태반이 나오면 시~원한 느낌이 들 꺼예요."
정말이다. 뭔가 술~렁 나왔다.

후처치가 끝이 나고 아빠가 태맥이 멈춘 탯줄을 잘랐다. 재대혈 신청을 못했지만, 원한다고 의사표현을 하자 급하게 추출해 연구소로 보내졌다.

체온 유지를 위해 모자를 쓰고, 천에 쌓인 다솜이가 젖을 물 수 있도록 양쪽으로 뉘여졌다.
아직 젖도 나오지 않지만, 간간히 빠는 아기의 입김에 기분좋은 간지러움이 느껴진다.
걱정하시던 친정 엄마의 방문으로 다솜이도 외할머니를 잠깐 만나고 아빠의 캥거루케어.
둘 다 너무나도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이다.
태교 할 적에 불러주었던 노래를 불러주니 가만히 아빠를 쳐다보더란다.
이윽고 바스. 처음 들어갈 때는 앙~하고 울더니 노래를 불러주고, 아빠가 여기 저기 만지고 물을 끼얹어주자 이내 편안해 진 다솜이.

우리에게 주어졌던 길다면 길 수도 있지만, 너무나도 짧은 첫 만남 후 아기는 신생아실로 나는 그대로 누워 쉬었다.
아빠가 아기를 데려다주고 나는 이온 음료로 목을 축인 뒤 소변을 받기 위해 화장실에 갔다.
약간 호흡이 가빠져 영양제를 한 대 맞고 미역국과 함께 식사를 하고 좀 쉬었다 병실에 올라오기까지 불과 3시간여?

그렇다. 나는 초산모인데, 병원 도착 거의 30분 내외로 출산에 성공했던 것이다.
평소 예교원의 수업, LTC직원들의 케어 및 프로그램, 자연주의출산센터로의 잦은 방문과 조산사님과의 면담, 담당의와의 편안한 교류, 무엇보다 든든한 나의 지지자 남편과의 유대가 없었더면 힘들었을 일이었다.

요 작은 우주를 만나기까지 많은 분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할분이 너~무 많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준비된 다솜이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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