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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C STORY

자연주의출산 후기

  • 아보카도엄마
  • 18-09-16 23:32:22
  • 조회 : 1155
  • 파일
지난 5월 22일에 자연주의출산으로 첫아이를 맞이한 아보카도의 엄마입니다.
저는 출산 직전까지 근무했고, 남편은 서울에 있어서 주말부부였고, 160이 안 되는 작은 체구에 임신성당뇨, 초산이라는 약간 곤란한(?) 상황에서 무사히 자출을 했는데요, 이 후기가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2. 출산전 준비 - 운동, 멘탈관리, 식단조절
가. 운동
지나고 보면 출산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운동이었어요. 저는 출산 5일 전까지 회사에 출근했어요. 임신중 컨디션이 좋은 편이기도 했지만, 출산휴가 3개월만 쓰고 바로 복직할 예정이어서 출산 직전까지 회사에 다녔습니다;.; 그래서 태교라고 할 만한 것도 별로 없이 바쁘게 지냈는데요,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편도 20-30분씩 왕복 1시간 정도는 걸어다니려고 했어요. 억지로라도 아침마다 몸을 움직여서 회사에 가야했기 때문에 자동으로 운동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임신 전에 성인발레를 몇 년 했는데요, 발레가 출산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임신중에도 주 2, 3회는 꾸준히 했어요. 물론 많이 무리가 가는 점프, 턴 같은 동작은 빼고 주로 스트레칭 위주로 가볍게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요가동호회에 가입해서 일주일에 2번 정도 점심시간에 요가를 했어요. 그리고 임신 마지막달에는 하루에 10km정도 걸으려고 했어요,,;;
나. 멘탈관리
저도 임신기간에 주위에서 무통해도 너무 아팠다, 쌩으로 어떻게 참으려고 하느냐, 아파트에서 편히 살 수 있는데 굳이 움막에서 살려고 하는 거랑 똑같다(!?)는 진심어린 걱정을 많이 들었는데요, 이런 말을 들으면 한 번씩 멘탈이 와장창 바스러졌습니다. 그런데 출산이 두려운 건 너무 당연한 것 같아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고, 어떤 식으로 출산이 이루어질지는 사실 진통이 시작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자연주의출산센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만약 무통, 촉진제 투여를 하거나 제왕절개를 하게 된다고 해도 그 센터에서 아이를 낳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보통 분만실에서 진통을 하면 그 병원 특유의 분위기 있잖아요, 강한 형광등 조명에 병원 침대, 링겔, 보기만 해도 경직되는 분위기 때문에 자연주의센터보다 무조건 출산이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오히려 무통, 촉진제는 필요하면 쓴다고, 안되면 수술도 하면 된다고, 자연주의출산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되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다. 식단조절
저는 약한 임신성당뇨 판정을 받았어요. 인슐린은 투여하지 않고 식단조절만 했는데, 병원에 가면 산부인과 과장님, 내과 과장님, 자출센터 조산사님, 예교원 대표님께서 입을 모아 “운동하세요, 식단조절하세요” 하는 이야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하셔서;;; 식단조절을 안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맨날 닭가슴살에 풀만 먹은 건 아니고, 빵류, 떡류, 설탕음료를 자제하고 밥은 잡곡밥 위주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많이 먹는 정도로 조절했어요.
3. 출산당일
오후에 냉장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5시쯤 주루룩~~ 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 양수가 터졌구나 싶었어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때도 배가 하나도 안 아팠거든요.. 진통이 걸리기 전에 양수가 터지면 안 좋은 상황인데 싶어서 좀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자출센터에 도착하니 8시쯤, 너무 감사하게도 이미영 조산사님이 당번인 때였어요! 저에게 내일까지 자면서 진통을 기다려보고 촉진제를 고려해보자고 하셨는데, 내진을 해본 결과 이미 절반 이상이 진행되었다고, 배가 정말 아프지 않았냐고 하셨습니다. 이럴 수가.. 운동을 한 보람이 있는 건지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진통이 점점 강해지더라구요,, 그래도 10시 반 정도까지는 참을만했는데 그 다음에는 정말 아팠어요.. 그래도 남편이 옆에서 예교원에서 배운 마사지도 해주고 손도 잡아주고 물도 먹여주고 모든 시간을 같이 보내주어서 정말 큰 힘이 되었어요. 그리고 조산사님이 이리저리 자세도 바꿔주시고 마사지도 해주시고 차분하게 진행을 리드해주셔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처음 겪는 일이라 진통이 확 오니까 정말 두렵더라구요.. 그런데 두려우니까 몸에 힘이 들어가고, 그러니까 비명이 나오고, 그러면 이 고통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 하는 두려움 때문에 정말 더 무섭고, 더 아파요ㅠㅠ 그때마다 조산사님이 ‘산모님은 웃으면서 출산하실 거다’, ‘22일에 만나겠다’, ‘아기가 잘 내려오고 있다’, ‘아파야지 아기가 나오지, 안 아프면 아기 못 만나신다’, ‘어차피 아플거라고 생각하시라’ 등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는 말을 굉장히 차분하게! 해주셨어요. 아 그리고 저는 진통이 올 때 아기에게 불러주던 노래를 주문처럼 흥얼흥얼 하면서 버텼어요..
어느새 조산사님의 노련한 마사지와 리드 덕분에 절개, 무통, 촉진제 없이 22일 밤 12시 19분, 엄마가 되었어요. 저는 그렇게 부처님 오신 날에 아가를 만났습니다. 진통에 몸부림칠 때 저의 손을 꽉 잡아주던 남편의 손, 배에서 아기가 빠져나오는 느낌, 아기가 저에게 안겨 눈을 뜨고 꼬물거리는 느낌, 우리 아기의 그 근엄하고(?) 평화롭고 차분한 얼굴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저도 참 뿌듯했지만 남편도 출산과정에 참여했다는 것이 정말 좋았나 봐요. 보통 남편들은 밖에서 기다리다가 탯줄을 끊을 때 분만실에 들어가게 되잖아요~ 그런데 자출은 남편이 옆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있어서 저도 훨씬 덜 불안했고(진통이 없을 때는 농담도 하고 그랬어요), 남편도 출산과정에 참여하고 본인이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보람있어 했던 것 같아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눈을 떴다며(친구들은 다 그럴 리가 없다고 한대요), 정말 좋았다며 주변에 친구들에게 자연주의출산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해요.

저도 아기를 한명밖에 안 낳아봤으면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졌네요. 사실 운동을 많이 해도 진통을 힘들고 길게 하셨다는 분도 계시고, 저도 둘째아이를 낳게 된다면 어떤 출산과정을 겪게 될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산모가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으면 아기는 어떻게든 나오는 것 같아요.
지나고 나니 출산은 어찌됐든 하루더라구요(육아는 20년.... 하하). 어떤 분만방법이든 엄마와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택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자출을 선택하셨다면 미리부터 아플 것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마음 편하고 즐겁게 생활하셨으면 해요.
이런 출산도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리며 이만 주절주절 출산후기를 마칩니다.
꽃처럼 아름다운 아기를 곧 만나시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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